베토벤 바이러스, 거위의 꿈을 노래하다

2008년 9월 10일,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MBC쪽에 패키지로 판 드라마 중 하나로 시작한 베토벤 바이러스. 그 옛날 펌핏업이라는 아케이드용 리듬 액션 게임의 삽입곡 중 한 곡의 제목을 드라마 제목으로 채택했고, “바람의 화원”과 “바람의 나라”, 양 “바람” 사이에 껴서 발주사인 MBC도, 제작사인 김종학 프로덕션도 기대를 걸지 않았던 그 드라마가 2달 간 정말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킨 채 18회로 막을 내렸습니다.

국내에서 생소한 “음악을 주제로 한” 드라마로써,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와 비교하는 시선, 그리고 시청자들을 있는대로 불편하게 만들었던 중반부의 전개, 해당 카테고리에서의 첫 시도에 따른 각종 시행착오… 참 2달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드라마였습니다만, TV라곤 오로지 스포츠 중계와 스포츠 뉴스에만 포커싱을 하던 제가 다모(茶母) 이후 처음으로 “본방사수”라는 말을 할 정도로 큰 관심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OST 중 ‘들리나요…’가 좋아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먼산).

12일 방영된 마지막회에서 “거위의 꿈”을 연주한다는 것은 지난 몇개 방영분에서도 나왔던 얘기고, 또 온갖 뉴스 기사로 등장했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사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써, 베토벤 바이러스가 방영 내내 견지해왔던 그 목표와 그 가사가 정말 말도 못할 정도로 어우러진다는 것은 불문가지.

그런데 방영된 부분을 보니 그게 파이널 곡이 아니더군요. 거위의 꿈은 첫 연주씬에 나왔고, 파이널 곡은 10회에 나왔던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Choral)” 4악장이었습니다. 10회 본방 보면서 정줄을 완전히 놔버릴 정도로 엄청 감동먹었던 부분인데, 이게 한번 더 반복되니까 솔직히 말해 김이 새서 영 느낌이 안 왔습니다. 차라리 거위의 꿈을 파이널 곡으로 했다면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오해가 있을까봐 미리 얘기합니다만, 전 인순이씨에 대해서는 어떠한 감정도 없습니다. 호불호 자체가 없고, 최근 행보에 대해서도 시쳇말로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이 없습니다. 오늘 방영분에서 나온 인순이씨의 “거위의 꿈”은 솔직히 제가 좋아하는 트랙이 아닙니다. 원곡은 1997년에 김동률씨와 이적씨의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로 발표했던 곡입니다(의외로 이 곡을 인순이씨의 오리지널 곡으로 아는 분들이 많더군요. 하긴, 나미씨의 ‘슬픈 인연’을 015B, 윤상씨의 ‘달리기’를 SES가 리메이크하니 리메이크한 팀의 오리지널 곡으로 아는 분들이 많긴 합니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곡의 느낌은 인순이씨의 그것보다 훨씬 와닿습니다. 인순이씨 버전은 “그냥 가요” 같이 밋밋한 느낌이 드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물론 원곡도 ‘가요’지만요).

카니발의 “거위의 꿈”을 BGM으로 깐 매드무비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만, 한번쯤 들어보시면서 베토벤 바이러스의 장면 장면을 떠올려보신다면, 베토벤 바이러스가 단순한 “음악 드라마”가 아니라, 음악을 매개로 한 훌륭한 “휴먼 드라마” 임을 느끼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쪽팔리지만, 전 며칠 전에 그짓 했다가 개인적인 현 상황과 맞물려 “울컥”했습니다. ⓣ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해요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 해요


카니발 1집 (이적+김동률 프로젝트 앨범)10점

카니발 노래/포이보스

 
베토벤 바이러스 – O.S.T.10점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Mnet Media

베토벤 바이러스 – The Classics vol.1[2F1]10점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작곡,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유니버설(Universal)

베토벤 바이러스 – The Classics vol.2[2F1]10점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작곡,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유니버설(Universal)


 * 알게 된 사실 하나.

바이올리니스트 듀오로 나오는 김주연, 김주희 배역에 실제 연주하는 조세은, 박은주씨가 캐스팅된 것은 뉴스를 통해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중 박은주씨는 지난 2008년 7월 20일에 솔로 앨범을 냈는데, 이 앨범의 1번 트랙이 베토벤 바이러스 방영기간 내내 예고편의 BGM으로 사용되었던 알비노니의 아다지오입니다. 베토벤 바이러스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나오는 BGM도 바로 그 곡입니다. 🙂 실 음반은 주로 공연장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음반 판매 사이트에는 없는 것 같구요, 쥬크온, 벅스 등의 음원 사이트에서 DRM 없이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_~

8 댓글

  1. 한동안 못보다가 어제 우연히 TV를 켰는데 그동안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멘트가…

  2. 아아…ㅠㅠ
    이 명곡을….
    김동률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잘 모르는 무식한 20대이지만..
    너무좋아하는곡인데..

    인순이씨는 단지 “지를뿐”이라고요..

    아마 군대가기전 음악방송 마지막에 이노래를 라이브로 불렀다가 후렴부 처리 안되서..;; 털썩;

    암튼..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동입니다..ㅜㅜ

    1. 명곡이야 명곡.

      언제 한번 저 곡으로 BGM 깔고 베바 클립으로 매드무비 한번 만들어봐야지 하고 생각은 하는데 귀찮…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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