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예약판매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인지…

삼성전자가 햅틱 기능을 채용한 프리미엄 MP3 플레이어, 옙 P3(YP-P3)를 예약 판매 시작한 것이 지난 연말부터입니다. 초도 물량이 1월 7일 배송될 예정으로 시작한 예약 판매가 2차까지 진행되었고, 그간 리뷰, 체험단 리포트 등의 글들을 통해 사용자들로 하여금 P3에 기대를 많이 가지게 한 탓인지는 몰라도 사용자들의 관심은 상당했습니다(객관적으로 측정할 방법이 없으니 그냥 ‘상당히’라는 수식어로 대체합니다).

이전 모델인 P2를 쓰고 있던 저도, P2 스페셜 에디션의 4기가라는 용량에 부족함을 느껴 P3 16기가 모델을 예약 구매했습니다. 뭐 살지 안살지 좀 망설이다가, P2에서 용량을 제외한다면 어느 정도 이상의 만족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2차 예약 판매 기간에 구매를 했지요. 거기에 1차 예약 판매시 제가 몰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16기가 모델은 진행을 안했던 것으로 기억했기 때문에 그 이전에 구매 의사를 가지고 있었어도 어차피 2차에서 구매를 했을 겁니다.

1차 예약 판매 물량은 1월 7일 배송 예정이었고, 2차 구매시 분명 15일경 배송 예정이었습니다. 스케쥴대로라면 오늘 정도에는 배송 준비가 완료되어 14일 정도부터 배송이 출발했어야합니다. 그러나…

제가 구매한 쇼핑몰에서 16기가 라인업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당장 실기를 가져다주는 것도 아닌 예약 판매가 난데없이 종료되고, 예약 가능한 상품 리스트에서도 완전히 지워진겁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긴 했습니다만, 쭉 기다리다가 확인차 삼성전자 총판으로 보이는 업체(구매 당시 연락처가 제시되어있던)쪽으로 연락을 넣어봤습니다.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이냐고.

몇가지 예약 정보를 확인하고, 제가 들은 소리는 참으로 기가 막힌 소리였습니다.

“물량 수급 문제로 1월 29일 이후에나 배송이 가능합니다.”

이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제가 주문을 넣은 날은 1월 2일이었고, 무려 열흘을 보낸 후 확인 전화를 했을 때 기대한 답변과는 거의 3만광년 차이가 있는 내용이더군요. 좀 더 캐물으니, 물량 수급에 문제가 있어 총판도 어젠가 오늘인가 연락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구매자 DB 정리해서 연락을 하려고 했다고…

총판도 제조사로부터 물량을 못 받으면 공급 못하는 입장이니 일단 총판쪽의 입장은 그렇다 치고 넘어갔는데, 전화를 끊고 나니까 갑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괘씸하다는 생각이 마구 듭니다. 물량 수급에 문제가 있다면 두가지 경우를 상정할 수 있겠지요.

① 예약 판매 예상 물량보다 주문이 폭주했다.
② 예상 물량을 넘어서진 않았으나 제조상 문제가 발생하여 해결될때까지 지연됐다.

두가지 경우 모두 월드 베스트라고 떠벌이고 다니는 삼성전자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예약 판매 예상 물량보다 주문이 폭주했다는 것은 수요 예측이 완전히 잘못 되었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데, 삼성전자 간판에 먹질을 해도 유분수죠. 그동안 MP3 사업은 헛했으며, 모바일 사업부로 들어갔으면 그 모바일 사업부의 판매량 예측 모델은 완전히 엉터리였다는 겁니까? 그리고, 예상 물량을 잡았으면 총판별로 쿼터를 설정해서 “A는 몇개까지만 팔아” “B는 몇개까지 되겠다” 이거 못합니까? 장당 1만원 남짓한 음악 CD도 그렇게 대충대충 물량 산정해서 판매하는 짓 안합니다. 이건 뭐 아마추어라고 떠들고 다니는 겁니까?

또, 제조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물론 전자제품이라는게 좋게 말하면 민감하고, 나쁘게 말하면 지랄맞아서 대량 생산시 예측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고, 또 그런 것에 대해 이해를 못할 정도로 앞뒤 꽉 막힌 사람은 아닙니다만, 애초부터 P3의 QA(Quality Assurance)가 실효성 있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밖에 생각을 못하겠습니다. 아무리 요즘 전자 제품 초도 물량 사는 사람은 베타테스터나 다름 없다지만, 그동안 생산해본 경험 따윈 그냥 30만 광년 뒤로 날려보낸 건가요?

더군다나,

삼성 옙 공식 사이트(http://www.yepp.co.kr) 및 삼성옙브랜드샵(http://www.yeppbrandshop.com)은 이런 내용에 대해 일언 반구 공지는 커녕 해명조차 올라와있지 않고, 고객 게시판 및 Q&A 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컴플레인에 대해 1:1로 소극적인 Copy and Paste 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물량 수급으로 인한 배송 지연에 대해서는 이번주부터 이슈가 되기 시작한 것 같은데, 지금 이 시간(1월 13일 22시 30분)까지 아무런 공지도 없고, 별도의 노티도 없습니다. 이거 장사하는 것 맞나요?

예약 판매라는 것은, 어차피 시간 지나면 떨어질 가격에 기대하지 않고, 해당 물품을 먼저 써보고자 하는 사용자가 없으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얼리아답터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제품 자체를 기대해 왔고, 기꺼이 적지 않은 비용 치뤄가며 구매한 사용자들을 이리 우롱하는데, 대체 삼성전자는 이 예약 판매라는 판매 행위가 어떤 목적을 가지는 것인지는 알고 있는 겁니까, 모르고 있는 겁니까. 초기 판매 동향을 기초로 앞으로 생산량을 결정하기 위한 기초 자료 축적에도 예판의 목적이 있는 것인데, 이런 날탱이 경영학도도 알고 있는 내용을 산전주전 다 겪은 삼성전자가 모르는 겁니까, 아니면 뭡니까. 이럴꺼면 예판 뭣하러 합니까? 그냥 재고 충분히 쌓아놓고 공식 발표하고 판매 시작하지.

삼성전자쪽의 해명도 없는 상태에서 15일을 더 기다려야하는데, 이거 믿고 기다려야하는겁니까? 살다살다 물건 사면서 이리 어처구니없는 일을 처음 겪으니 이 뭥미 싶습니다. ⓣ

2 댓글

  1. 애초에 나처럼 샘숭은 아예 안 사면 된다능 – _-ㅋ
    단체로 취소하고 항의크리 안 들어가면 별다른 일 없이 계속 장사할 거라는데 한 표.
    샘숭이 원래 좀 배짱임. 서해안 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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