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dora(유도라)의 종말

메일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인 유도라(Eudora / http://www.eudora.com)이 내년 상반기 중 모질라 썬더버드(Mozilla Thunderbird / http://www.mozilla.com/thunderbird/) 기반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변신합니다. (via hof < Waxy.org: Links < Qualcomm)

퀄컴은 현지 시각으로 2006년 10월 11일 릴리즈한 보도자료를 통해, 모질라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오픈소스 메일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인 모질라 썬더버드 기반의 새로운 유도라를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때까지는 19.95$의 인하된 가격으로 현재의 최신버전인 Eudora 7.1 for Windows / 6.24 for MacOS X 을 계속해서 판매 및 6개월 간의 기술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유도라 출시 이후에는 판매가 중단되겠죠.

유도라는 1988년 처음 개발되었으며, 1991년 퀄컴에 의해 인수된 이후 지금까지 영어권 국가들에서는 꾸준한 사용자를 확보한 메일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입니다. 빠른 검색과 쓰면 쓸 수록 익숙해지는 간편한 인터페이스가 매력 포인트이겠습니다만, 이름이 알려진 메일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 중 유일하게 유니코드를 지원하지 않는 옹고집 덕분에,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완전히 외면 당했습니다(심지어는 인코딩 셋을 지정했는데도 제대로 표시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더군다나 기본적으로 유료 소프트웨어였으니까 말이죠.

윈도 95 시절까지는 승승장구하던 유도라는, 그러나 Windows에 번들링되기 시작한 Outlook Express와 Exchange 환경에서 반드시 쓸 수 밖에 없는 MS Office Outlook과의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하더니, 2003년 이후 등장하기 시작한 모질라 썬더버드와의 경쟁에서도 유료 소프트웨어라는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OE/OL과의 경쟁에서 그나마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MacOS 플랫폼 지원이라는 것도, MacOS에 탑재되기 시작한 Apple Mail, 그리고 플랫폼 다변화에서는 썬더버드만한 것이 거의 없다는 것 때문에 메리트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라 봅니다.

짚고 설 바닥이 좁아지고 사라지니 유도라의 입장은 점점 곤란해졌고, 결국 퀄컴은 이에 따라 썬더버드와의 동침(?)을 결정하여 사실상 유도라에게 사형 선고를 내려버린 것 같네요. 전혀 별개의 소프트웨어가 갑자기 경쟁 소프트웨어의 플랫폼으로 이전한다는 건 원래 플랫폼의 포기, 즉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전 버전의 경우 무료로 전환하여 제공할 수 있는 개연성은 있습니다만, 회사에서 포기한 플랫폼을 계속해서 고객 지원할 것이란 생각은 안 드는군요. 즉, 유도라의 종말입니다. 브랜드는 남지만, 속은 완전히 다른.

20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사랑받았던 소프트웨어가 결국 세월의 격랑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썬더버드의 속살을 가진 유도라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

Rest In Peace, 1998-2006. Eudora.

[+] 참고로 유도라라는 프로그램 이름은 “초록빛 커튼”, “황금 사과” 등의 소설을 쓴 Eudora Welty라는 미국 여성작가로부터 따왔다고 하는데, 이유는 그녀가 쓴 단편소설 중 “Why I Live at the P.O.(내가 우체국에서 사는 이유)“라는 소설 때문이랩니다. 믿거나, 말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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