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도너츠에 관한 글이 왜 포털 사이트에서 사라졌을까

며칠 지난 얘기고, 던킨도너츠에서 보도자료를 돌리기도 하고 해서 점점 수위 아래로 가라앉고 있지만, 조금 늦더라도, 이런 “이슈”가 왜 포털을 비롯한 사이트들에서 자꾸 지워지고, 검색결과 노출 안되고, 블라인드 처리되고 할까… 에 대해서 조금 얘기해보고자합니다.

만약 페이지뷰, 곧 수익만을 감안했다면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 그리고 중규모 이상의 사이트들에서 이런 호재가 사라질리가 없습니다. 하다못해 뉴스 PV 때문에 선정적인 기사를 TOP으로 올리거나 제목을 편집하는 등 사용자들의 모니터에 자사의 사이트를 항상 띄우기 위해 물불을 안가린다는 인식에서라면 말도 안되는 얘기죠. TOP 페이지에 올리고 실시간 검색어에 자꾸 올리면서 클릭을 유도해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라졌느냐…

한국에서 웹사이트를 사업으로 운영한다면 전기통신사업자에 속하게 되며, 이 전기통신사업자는 법률 중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약칭 정보통신망법의 규제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2007년 1월 26일에 개정되어 2007년 7월 27일부로 시행되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서 왜 사업자들이 던킨도너츠에 관한 정보를 삭제해야했느냐- 에 대한 답이 나와있습니다.

제44조의2(정보의 삭제요청 등) – 일부개정 2007.1.26 법률 제8289호 시행일 2007.7.27]
   ①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인하여 사생활의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당해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이하 “삭제등”이라 한다)를 요청할 수 있다.
   ②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제1항의 규정에 따른 당해 정보의 삭제등의 요청을 받은 때에는 지체 없이 삭제, 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이를 즉시 신청인 및 정보 게재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필요한 조치를 한 사실을 해당 게시판에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③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제42조의 규정에 따른 표시방법을 준수하지 아니하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이 게재되어 있거나 제42조의2의 규정에 따른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 없이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광고하는 내용이 전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를 삭제하여야 한다.
   ④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정보의 삭제요청에도 불구하고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이하 “임시조치”라 한다)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임시조치의 기간은 30일 이내로 한다.
   ⑤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필요한 조치에 관하여 그 내용·절차 등을 포함하여 미리 약관에 명시하여야 한다.
   ⑥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에 대하여 제2항의 규정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이로 인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본조신설 2007.1.26]

바로 제1항에 의거한 삭제요청이 있다면 제2항에 의해 요청받는 조치를 취해야합니다. 물론, 이 제44조의2는 2007년 1월 26일에 신설된 조항이고, 시행은 2007년 7월 27일이기 때문에 7월 27일부터 효력을 발휘하는 조항이기 때문에 지금은 상관없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지만, 개정전 제44조제2항에서 이미 있던 얘기를 조금 더 상세하게 기술한 것 뿐입니다. 즉, 조문의 취지는 달라진 것이 없으며, 아래 제44조의 제1항과 제2항은 2001년 1월 16일부터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제44조(정보의 삭제요청 등) – [(타)일부개정 2006.10.4 법률 제8031호]
   ①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인하여 법률상 이익이 침해된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당해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다.
   ②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당해 정보의 삭제 등의 요청을 받은 때에는 지체없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이를 즉시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③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자신이 관리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제42조의 규정에 따른 표시방법에 따르지 아니하고 청소년유해매체물이 게재되어 있거나 제42조의2의 규정에 따른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 없이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광고하는 내용이 전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를 삭제하여야 한다.<신설 2006.3.24>

자, 그런데 개정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나, 개정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에는 처벌이나 과태료 규정이 없습니다. 그러면 저대로 안해도 처벌은 안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삭제요청을 한 사람(혹은 법인)이 삭제요청을 사업자가 무시하거나 방치한 것을 들어 포털 사업자에게 손해 배상 청구를 하면 포털 사업자는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관련 링크). 그러나 요청에 대한 조치를 지체없이 취했다면 개정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6항에 의거, 그 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D도너츠의 공문이 접수된 마당에 포털에서는 그 조치를 안취하고 PV를 올려서 수익을 낼까요? 아님 잽싸게 조치하고 책임을 경감 혹은 면제받을까요. 수익 몇푼 더 얻어내느니 민사소송(손해배상청구)을 면하는 쪽을 택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만약 던킨도너츠에서 공문을 접수 안했더라도, 즉 삭제요청을 하지 않았더라도 개정 정보통신망법 제44조 제2항에 의해 사업자는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의 유통을 막아야하는 책임이 있습니다만, 이거야 말로 개정전 법률에는 규정되어있지 않고 새로 신설되어 7월 27일부터 시행되는 부분이니 넘어갈 수 있습니다(뭐 걸면 걸린다고 타 조항에서 두루뭉실하게 도덕교과서마냥 적어놓은 것에 걸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튼 현행 법령상에는 삭제요청이 없다면 사업자가 굳이 그 정보를 앞장서서 차단할 의무는 사실상 없습니다. 그래서 던킨도너츠와 거의 동시에 벌어진 박지윤 아나운서에 관한 것들은 마구 떠돌았던 것입니다. 그쪽에서 삭제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던킨도너츠라고 해주고 박지윤 아나운서라고 안해주는 차별이 포털의 개념없는 잣대탓이 아니라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선에서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물론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던킨도너츠의 일은 더 끄집어내고, 박지윤 아나운서의 일은 더 가렸어야한다는게 사용자들의 감정이겠지만, 슬프게도 사용자들의 감정이 법과 상충되는 일이 많습니다. 지난 주말의 일들은 그런 탓입니다. 비단 포털뿐 아닙니다. 이글루스(SK컴즈)나 티스토리(TnC)도 전기통신사업자고, 그때문에 삭제를 하거나 블라인드 처리를 한 것입니다. “이글루스나 티스토리가 그럴 줄은 몰랐다“라고는 하지만, 그네들도 정보통신망법에 의거, 정보통신부의 규제를 받는 전기통신사업자인 것을 어쩌겠습니까. 그리고 구글 코리아도.

“포털이나 사이트에서의 검열이나 규제 때문에 구글 만세다”라고 하시는 분들은 이제부터는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digg에서도 유사한 소동이 있었군요. digg는 지웠다가 회원들의 요구에 굴복하여 다시 복구했지만 법적인 책임을 부담해야합니다. (관련링크 : 디그닷컴 소동으로 불법 코드 빠르게 퍼져 from JI.DIGITAL)

3 댓글

  1. 호스팅 받는 블로그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여차하면 호스팅 째로 삭제-_-; 외국 호스팅으로 넘기면 상관없겠지만..
    삭제, 검열 두려워서 나중에는 직접 PC한대 사서 리눅스 서버를 돌리는 블로거도 나타날 지도요;

    1. 호스팅 서비스는 대부분 유료로 하고 있으니 통째로 삭제는 못하겠지만, 계정에 대한 접근 차단 정도는 하겠죠.

      참으로 미묘하고도 복잡한 사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2. 핑백: Poby Planet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