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메일 인터페이스(레이아웃) 이야기

야후! 메일이 OddPost를 인수하여 AJAX 기반의 새로운 야후! 메일을 내놓은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MS의 Windows Live Hotmail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도 두달이 넘어가고 있으며, 한메일도 한메일의 차기 버전인 한메일 익스프레스의 베타 버전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이 3가지 메이저 메일 서비스의 공통점은 바로 AJAX를 기반 기술으로 하여 MS 오피스 아웃룩의 인터페이스를 웹에서 구현해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한메일 익스프레스의 모습은 약간 궤를 달리 합니다만, 탭핑 인터페이스는 야후! 메일의 그것을 떠오르게 합니다(참고로 이 글은 경쟁 서비스를 베꼈느니 마느니 하는 그런 의미없는 논쟁을 하기 위해 작성한 글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 사용자에게 이득이 있다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 광고 내리는 것 빼고는 말이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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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메일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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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Live Hot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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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hoo! 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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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Office Outlook 2003


물론 디테일한 면에서는 소소한 차이를 엿볼 수 있지만, 분명 전반적인 인터페이스의 형태는 MS 오피스 아웃룩의 그것을 많이 닮아있지요? 왼편의 메일 박스 리스트, 오른편 윗쪽의 메일 목록, 오른편 아랫쪽의 메일 본문 미리보기(물론 Windows Live Hotmail과 MS Office Outlook 2003는 설정에 따라 미리보기 패널을 편지목록의 오른편으로 위치시킬 수 있습니다).

사실 따지고 들면 이런 형태는 아웃룩의 고유 형태는 아니겠죠. 유도라도, 아웃룩 익스프레스도, The Bat!이나 썬더버드, 심지어 예전 한컴 오피스에 포함되어있던 한/메일조차도 이런 형태를 따르고 있습니다. 뭐 제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유도라에서 파생된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별로 중요한 건 아니겠죠. 여튼, 소위 MUA(Mail User Agent)라고 불리는 메일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들의 레이아웃을 웹메일에까지 도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레이아웃에 장점이 있기 때문일까요?

저야 메일로 밥벌이를 하는 입장이니 거의 모든 플랫폼에 거의 모든 MUA, 거의 모든 웹메일들을 사용해보고 있는데, 저런 형태의 레이아웃이 편하다는 점은 부인하기가 어렵습니다. 왼쪽 메일 박스 리스트에서 원하는 메일 박스를 선택해서 해당 메일 박스내로 수신된 메일 리스트가 오른편 상단에 표시되면, 원하는 메일을 선택하여 오른편 하단의 미리보기 창에서 메일을 확인합니다. 지금은 썬더버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예전 아웃룩 익스프레스를 사용할 때나, 오피스 아웃룩을 사용할 때부터 내려온 버릇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인터페이스가 익숙치 않은 사용자들, 즉 일반 사용자들한테도 편한 것일까요?

야후!나 MS, 다음 쪽에서는 “이것이 편하다”라고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그 판단이 틀렸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물론 UT(Usability Test)를 거친 결과물이겠죠. 언뜻 보면 그래보이기도 합니다. 클릭수를 줄일 수 있고(경로 단축), 보다 정돈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런 레이아웃을 적용한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제 궤도에 올라선다면, 리딩 컴퍼니를 따라가는 다른 웹메일들도 다들 비슷하게 따라갈 수 밖에 없겠죠. 야후! 메일의 등장 이후 등장한 메일들이 전부 야후! 메일과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웹메일 서비스의 여명기나, 한메일 이후 시작된 대부분의 국내 포털 웹메일들이 한메일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얘기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불성실한 학생이였던지라 기억이 잘 안나긴 하지만 아마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가 미투(Me-Too) 전략이었죠.

얘기가 샜습니다만, 어쨌든 저런 레이아웃이 편하다고 판단을 했으니까 채택을 한 것일겁니다. 잠시 Gmail 얘기를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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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ail


 

Gmail의 인터페이스는 간결하고 편합니다. AJAX를 기반으로 클라이언트 부분이 개발되긴 했지만, AJAX를 사용하지 않는 기본 HTML 모드에서도 사용성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다소 생소한 Label 개념이 붙어있습니다만 사용하다보면 다른 메일 서비스의 메일 박스나 Label이나 사용하는데 별 차이는 없습니다(Label은 Tag 개념인지라 한 메일에 여러개의 Label을 붙일 수 있는 등 장점이 더 많다고 봅니다). 메일로 밥벌이하는 인생으로써 보기에는 쓸데없는 것을 배제하고 기능 위주로 화면이 구성된, 상당히 만족스러운 서비스입니다.

Gmail을 몇명이나 쓸까요? 많진 않을 겁니다. 소위 말하는 블로고스피어에 소속된 분들, 저처럼 메일로 밥벌이하는 분들이나 IT쪽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상당수가 Gmail을 사용합니다. 스팸필터링도 잘해주죠, 용량 넓죠(2.8기가), POP3/SMTP도 공짜로 내주죠, Google Apps for Your Domain 서비스를 이용하면 내 도메인으로 Gmail도 쓸 수 있으니 앞서 말한 카테고리에 속한 사람은 Gmail을 많이 쓴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일반 사용자에게 포커싱을 옮겨보면, Gmail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한메일은 알아도, Gmail은 모릅니다. 다음이나 네이버는 알아도 Google을 아는 “일반 사용자”가 생각보다 드문 것과 같은 이치라 보입니다. 그리고 업무 차원이 아닌 개인 차원으로 Gmail을 알려주고 사용해보라고 권유했을 때 권유를 받은 “일반 사용자” 입장의 사람들의 태반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유는, “생소하기 때문”이더군요. “처음 보는 화면이라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라고도 하더군요. 즉 “일반 사용자”들은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적응하기 위한 적응 기간이나 교육(?)이랄까 하는 것들이 필요할 확률이 아주 높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메일의 기본 기능은 읽기, 쓰기입니다. 실제로 사용 패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메일을 분류해둘 수 있는 메일 박스 기능조차 못 쓰거나 안 쓰는 분들이 태반입니다. INBOX(받은 편지함)에 메일을 몇천통씩 보관하시는 분들께는 POP3가 어떻고 Label이 어떻고 해봤자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생소하거든요. 그리고 이런 “일반 사용자”의 비중은 전체 이용자의 80% 이상이라고 추측됩니다(파레토 법칙에 근거한 막연한 추측이지만 허무맹랑한 수치는 아닐겁니다). 어쩌면 90% 이상일수도 있겠죠.

지금까지 웹메일들을 써오면서 읽기 쓰기를 아주 편하게 해왔는데 또다시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적응하는 것은 어쩌면 일반 사용자에게는 하나의 위기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야 수월하게 적응하겠지만 “일반 사용자” 중 40대 이상의 분들께는 상당히 곤욕일 수 있죠. 당장 저희 아버지만 해도 아들이 근무하는 회사의 메일 서비스는 제껴두고 한메일을 사용하시는데(orz), 담당하시는 업무상 용량 문제가 발생해서 Gmail을 알려드리려다가 약 3시간 고생만 직싸게 하고 결국 그냥 “적당히 지워가면서 한메일 그냥 쓰세요-_-“라고 포기해버린 적이 있습니다(물론 제가 알려드린 방법에 문제가 있었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아웃룩을 능숙히 사용하거나 최소한 몇번 정도를 써보지 않았다면 아웃룩 형태의 레이아웃은 생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주 결정적으로 편리한 것이 아니면 “능숙함과 친숙함”을 극복하여 새로운 레이아웃에 적응시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전까지는 메일 제목을 클릭하면 화면이 바뀌면서 메일 본문이 나왔는데 새로운 레이아웃에서는 탭이 뜨면서 거기에 나오더라. 그런데 예전에는 [목록] 버튼을 누르면 메일 목록으로 다시 나갔는데, 지금은 아무리 찾아봐도 목록 버튼을 찾을 수 없다”라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그런 의미에서 한메일 익스프레스는 탁월한 선택을 했습니다 – 메일 본문 보기 화면에 목록 버튼이 따로 존재합니다). “에이~ 나는 안 그런데 너무 극단적인 거 아닙니까” 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사용자 문의를 접수하다보면 별별 케이스가 다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별별 케이스를 만드시는 분들이 보편적인 “일반 사용자” 그룹에 속합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딜레마입니다. 예전 인터페이스를 고수할 것이냐, 아니면 메이저 메일 서비스처럼 AJAX 기반의 아웃룩 인터페이스로 갈 것이냐.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고, 그래서 현재 정식 서비스를 하고 있는 야후! 메일과 Windows Live Hotmail은 이전 인터페이스로 돌아갈 수 있는 옵션을 마련해두었습니다. 베타 진행중인 한메일 익스프레스도 예전 인터페이스로 돌아갈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아마 정식 서비스로 올라가더라도 그대로 유지될 성 싶습니다(Windows Live Hotmail처럼 예전 메일 인터페이스를 페이스 리프트하는 정도는 하겠죠). 지원하지 못하는 브라우저도 있고, 스크립트 오류가 나면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니 보험 차원에서라도 있어야겠죠. 그러나 무엇보다도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용자들을 붙들어놓기 위해서라도 이전 인터페이스의 제공은 현재 시점에서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입니다.

결론이 좀 흐지부지한데, 여러분 같으면 어떤 인터페이스가 편하시겠어요?

* 얼마전 소리소문없이 인터페이스 개편이 있었던 엠파스 메일의 인터페이스가 자꾸 눈에 밟히는군요. 🙂

* 본문 내용과는 관계없는데, 스크린샷 잡다가 생각나서 한마디. 의외로 MDN(RFC 2298 or 3798)에 의한 수신 확인 기능을 지원하는 곳이 딱 두군데 밖에 없더군요. 그것도 한 곳은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한 곳은 자동으로 처리하고. 의외더라구요.

8 댓글

  1. 역시 그쪽계통에 계신 분이라 내용이 알차네요
    인터페이스에 대한 저의 생각도 이와 비슷합니다.
    저같이 젊은 사람들이야 호기심이 왕성해
    ( 이것도 IT에 관심없으면 젊은사람도 낭패본다는 제친구는 전산과졸업했는데 소프트웨어 잘 알지도 못합니다. 졸업장만 딴놈이라서 )

    금방금방 배우지만 나이드신분들은 어리둥절 하시겠죠
    저도 처음에 Gmail를 접할땐 약간 새로운나라에 온 기분이 들었거든요

    근데 확식히 Gmail은 기능은 알찬데 한국 일반사용자들하곤 궁합이 잘 안맞는거 같습니다.

    Gmail 뿐만아니라 구글자체가 안맞는거같다는

    우선 디자인은 서양의 심플함 ( 동양쪽 디자인은 알록달록이죠^^ )
    네이버에 길들인 집단커뮤니티의 부재

    등등

    알면 약이요 모르면 병이로다 이말이 생각나네요

  2. 저도 어느 회사에서 메일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언 1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매일매일 우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것도 벅차서 자기 발전은 꿈도 못꾼 저로서는, 이런 글은 아니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합니다.
    윗분이 바뀌고 나서 그런 주먹구구 식의 업무는 좀 줄어들고 공부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슴다. 네이버에서 몸담고 계시던 분이라 그런가.. 좀 다르긴 하네여^^;
    저로서는 정립 되지 않은 이런 글들 넘넘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님의 글 약간(사내 보고 자료로) 응용 해도 되겠지요? ^^ㅎ

    1. 졸필이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신다면 얼마든지 사용하셔도 됩니다. 🙂

      써놓고도 너무 번잡스러워서 정리할 엄두도 안나는 엉망인 글에 대한 칭찬, 감사합니다. ^^

      * 아, 전 네이버에 재직한 적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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