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2007-12-03]
SKT 하나로 인수 ‘백지화’ 위기
[머니투데이 | 2007-12-03]
월요일 오전, 각 회사들 업무시간이 미처 시작되기도 전인 오전 7시 14분 SK텔레콤(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공시되고 나서 10시간 30분만에, 오후 5시 45분 하나로텔레콤이 SKT의 지분 인수 사실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나섰습니다. 당사자 둘이 서로 상반된 입장을 공시했으니 둘 중 하나는 허위 공시를 한 셈이 되어버리지요. SKT는 숙원 사업이었던 유선망 확보를 무난하게 마치나 했더니 난데없이 뒷통수를 맞은 셈이 된 겁니다.
SKT의 주장처럼 계약서를 분명히 확인했는데 하나로텔레콤쪽에서 ‘그런 사실 없다’라고 부정해버린 것이라면, 이건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인 뉴브리지-AIG 펀드쪽에서 ①계약을 쫑내기 위해서 언론 플레이를 했거나, ②주당 11,900원인 매각 단가를 높이기 위해서 블러핑(bluffing)을 치는 것이거나, ③실제로 SKT보다 좋은 조건으로 매수하겠다는 제3의 인수 희망자가 나타났다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어느 쪽이던 간에 뉴브리지-AIG의 속보이는 쪼잔함의 발로라 할 수 밖에요. ③의 경우라면 제3의 인수 희망자도 비난의 화살을 피하긴 어렵겠죠. SKT가 단독협상대상자로 지정될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계약 성사 직전에 SKT보다 좋은 조건을 내세워서 파토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습니다.
반면 최종 계약 확정도 되지 않았는데 SKT가 설레발쳐서 공시를 먼저 해버리고, 그에 배알 꼴린 뉴브리지-AIG가 확 판을 엎어버린 것이라면 SKT도 욕 먹을만 하지요. 기업간 거래라 하더라도 결국 사람대 사람으로 거래를 하는 것인데, 숙원 사업이었던 유선망 확보가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협상 파트너의 심기를 건드린 것에 기인한 것이라면 SKT는 ‘바보’ 소리를 들어도 할말 하나 없는 닭짓을 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설마하니 SKT 전략통들이 그런 닭짓을 했겠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은 충분하지요. 계약 상 계약서 공개조차 못하도록 되어있을 정도라면 어느 한 파트너가 설레발 쳤을 경우 계약 자체를 깰 수도 있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어느 쪽이던 간에, 일단 파워게임 좀 하고 나서는 계속 진행될 성도 싶습니다. 유리지갑 직딩을 월급털어먹은 돈이 썩어넘쳐나는 궁민연금도 손을 뗀 상황이고, 800MHz 대 주파수 좀 같이 쓰게 해달라고 살살대다가 대리점 CI 도용, T링으로 또 박터지게 싸우고 있는 LGT 및 LG통신그룹도 굳이 하나로텔레콤 인수한다고 나서질 않으니 실리나 명분이나 SKT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은행 단물 쪽쪽 빨아먹고 Standard Chartered Bank에 팔아치워 1조1천5백억원이나 해잡수신 경력이 있는 뉴브리지인데다가 해외 사모펀드라는 놈들은 오로지 차익을 좀 더 많이 내는 쪽으로 쏠리는 불나방 같은 놈들인지라, 계약 파토내고 좀 더 비싸게 팔아치울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SKT는 만약 인수를 한다 하더라도 정통부 인가(공정위의 기업결합 의견을 청취하여 결정하는)라는 산이 또 하나 있고, 거기에 LGT에서 이래저래 심기를 건드리고 있어 짜증이 날만큼 나 있는 판에 참 회사 분위기 안 좋겠군요 -_-;
아시아경제신문에는 이런 시각의 기사도 있더군요.
SKT, 하나로텔레콤 인수 계약 미체결? 해프닝
[아시아경제신문 | 2007-12-03]
AIG 본사는 미국 뉴욕에 위치. 하나로텔레콤의 공시 시각은 한국시간(KST)으로 12월 3일 오후 5시 45분. 미국 동부표준시(EST)로 12월 3일 오전 4시 45분. 뭐 틀린 주장은 아니겠군요. 하나로텔레콤쪽의 후속 공시에 따라 SKT의 담당 임원진들의 표정이 바뀌겠네요. 과연 웃을 것인가, 아님 표정을 구길 것인가. ⓣ
Pingback: Nerd Story
Pingback: Nerd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