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

By | 2007년 11월 12일

메타냅, 우정사업본부 비공개문서 형식 채택 문제점 지적 [전자신문|2007-11-12]

사용자 삽입 이미지제가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정확하게 말하면 한/글에 대한 선호가 어느 정도 있지만, 아니 한/글 빠돌이라 하더라도 우정사업본부가 요구하는 한/글 뷰어의 기본 탑재 정책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2006년 7월, 한/글 2007이 발표된 후 무려 1년여만인 2007년 5월에서야 한/글 뷰어 2007이 나오는 등 한컴은 파일 포맷도 공개하지 않는 상태에서 뷰어 프로그램까지 늦장을 부리는 데다가, 더군다나 그나마 뷰어도 Win32 용만 존재하는 등 한컴의 행보는 이해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물론 아시아눅스, 씽크프리가 점점 성장하면서 한/글에 집중되어있던 회사의 리소스가 분산되는 과정임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사실상 공공기관 시장을 독점해왔으면, 적어도 이런 공개SW 시범사업에서까지 그 영향력을 엄하게 발휘하면 안될 말이지요. 리눅스용 한/글 뷰잉 솔루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말도 안하겠지만, 이미 한컴에는 리눅스용 한/글 2005가 있지 않습니까? 2005과 2007 버전 차이에는 솔직히 154,000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업그레이드 가격이 적용될만한, 괄목할만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파일 포맷도 변경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리눅스용, 아니 Windows가 아닌 타 OS 한/글 뷰어를 만들 수 없어서 지금까지 방치해놓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어렵군요.

ODF가 2006년에 국제 표준화 기구(ISO)에 의해 문서 포맷 표준으로 승인되었고, MS의 OOXML표준 경쟁에서 탈락했습니다. FastTrack이 실패하여 표준 등록 작업이 지연되었습니다. 문서를 직접 편집할 수 있는 포맷에 TXT, RTF 외에 ODF가 추가되었다는 것은 곧 이것이 대세가 될 것이란 얘깁니다. 비록 자체적인 포맷의 표준 승인에는 실패했지만 MS는 일단 OOXML-ODF 간 컨버팅 애드온에 참여함으로써 대세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컴은? 한국형 ODF를 제안하겠다는 이해못할 행보를 보이면서 ODF나 OOXML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를 여전히 보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우물안에서 하늘 바라보면서 개골대실껀지?

‘표’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다고, ODF의 한계니 뭐니 떠들기 전에, ODF가 성립되는 단계에서, 그래도 세계에서 워드프로세싱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드는 몇안되는 업체 중 하나라는 자격으로 참여할 생각조차 못했다면 정말 한컴에 대해서 더 이상의 기대를 접어야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겨우’ 한국에서나 독과점하고 있는 HWP의 지위를 계속 고수하겠다는 입장 때문에 그랬다면 더더욱 실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알던 한컴은 그런 회사가 아니였어요.

언제까지 우물속에 안주하고 있나 두고 봅시다. 그 말많은 한/글 97 이전에서 한/글 워디안 이후의 파일 포맷을 읽고 쓸 수 있는 컨버터도 결국은 출시 안하더군요. 한/글 2007까지 꼬박꼬박 사서 쓰고 있지만, 이후의 업그레이드는 개떡같이 ㅈㄹ맞은 가격 정책도 그렇고(처음사용자용의 70%가 넘는 업그레이드 가격이 상식적입니까?), 그 돈을 주면서까지 업그레이드를 해서 얻는 편익이 거의 없다라는 판단하에 유보할 예정입니다. 진짜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게 하네요.

Author: 너른호수

2004년부터 모 포털 사이트 알바로 시작한, 취미로 하던 웹질을 직업으로 만든 일을 굉장히 후회하고 있는 이메일 서비스 운영-기획자 출신 앱 PM(?)-SI 사업PM. 메일쟁이로 지낸 15년에 치여 여전히 이메일이라면 일단 관심이 갑니다. 버팔로이자 소원이자 드팩민이고, 혼자 여행 좋아하는 방랑자. 개발자 아님, 절대 아님, 아니라고!

14 thoughts on “한컴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

  1. 컴ⓣing

    저도 한때에는 한글의 정품 유저였었죠..
    한글 워디안 이후가 2002였던가요..
    그 이후론 정품을 구입한 적이 없네요… 그만큼 많이 섭섭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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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ruhkim

    최근 저는 한/글을 한자자전용으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PDF 출력이 기본 내장되어 있지 않은 것도 문제인데 – 오피스 2007의 경우 플러그인을 무료 제공 – ODF,OOXML 분야에서도 별 의욕이 없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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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른호수 Post author

      의욕이 없는 정도면 차라리 나으련만, 행보를 보아하니 이건 HWP의 기득권을 깔고 앉아서 배째는 것 같아 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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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ㅂㄹ

    한/글을 간만에 다시 써볼 일이 있었는데, 스타일 편집 기능은 워드보다도 절망적이더라눈..
    어차피 이치타로라든지 하는 것처럼 애초부터 해외시장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뭐든 가능하다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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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른호수 Post author

      스타일은 말도 꺼내지마셈.
      오죽했으면 한/글에서 쓸 생각도 안하는 몇안되는 기능 중 하나겠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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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지민아빠

    OOXML은 표준에서 탈락한 것이 아니라. (표준등록 절차는 아직 진행 중) FastTrack (빠른등록)이 실패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저도 한컴의 행동이 너무 둔중해진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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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른호수 Post author

      아 FastTrack에서 실패했군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
      아.. 회사가 성장하면서 겪는 성장통인건지.. 아님 이대로 그냥 앉아버려서 그냥저냥 있고 싶은건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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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ENTClic

    저도 한글은 왠만해서는 사용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비싼 돈 주고 구입한 맥용 한글이 아까워서 자꾸 사용합니다.
    그래도 그나마 맥용 한글워드중에는 아직까지 한글이 괜찮습니다..맥오피스2008 나오면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어쩔수 없이 사용하는 것이지 다른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절대 사용하고 싶은 마음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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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른호수 Post author

      한컴이 획기적으로 태도를 바꾸기전에는 뭐 어렵겠군요. 이미 그 회사는 타성에 젖은건지도 모르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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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k모바일

    글은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k모바일 뉴스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위 블로그를 Out Link 하고 싶어서요
    저희 매체는 정보통신 쪽에서는 알아주니까요
    홍보도 될 듯 싶구요^^
    출처 표시나 저작권 관련된건 두말할 것 없습니다.
    긍정적인 답변 기대하겠구요
    답변이나 궁금하신건 news@kmobile.co.kr로 메일 보내주시구요
    블로그 주소도 함께 보내주세요~
    감기조심하시구요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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