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는 선거 얘기 하지 말라?

By | 2010년 02월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며칠전 트위터 계정(@nec3939)를 개설하고 트위터를 통한 선거법 위반 사례를 알려줬습니다. 뭐 정리된 페이지도 없고 타임라인에 널부러져있길래 정리해봤지요. 보도자료도 있습니다.

1. 기간제한없이 할 수 있음
–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
–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2. 기간제한없이 할 수 없음
– 누구든지 입후보예정자 및 그의 가족을 비방하거나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행위
–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19세 미만의 자 등이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내용을 게시하는 행위
3. 예비후보자 등록 후 할 수 있음
– 예비후보자가 「공직선거법」제82조의5제2항의 규정에 의한 “선거운동정보”임을 명시하여 자신의 팔로어에게 선거와 관련한 지지·반대 등 선거운동내용을 전송하는 행위
4. 선거운동기간 전(2010/05/19까지) 할 수 없음
– 예비후보자 외에 누구든지 정당 또는 입후보예정자 등에 대한 지지·반대 등 선거운동 내용 게시 행위
– 예비후보자가 보낸 “선거운동정보”를 받은 예비후보자의 팔로어가 자신의 또다른 팔로어에게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정보”를 돌려보기(RT: Retweet) 하는 행위
5. 선거운동기간(2010/05/20 ~ 06/01) 중 할 수 있음
–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운동정보”임을 명시하여 자신의 팔로어에게 선거와 관련한 지지·반대 등 선거운동내용을 전송하는 행위
– 타인이 보낸 “선거운동정보”를 받은 팔로어가 자신의 또다른 팔로어에게 후보자의 “선거운동정보”를 돌려보기(RT: Retweet) 하는 행위
6. 선거일(2010. 6. 2)에 할 수 없음
– 누구든지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반대 등 선거운동 내용 게시행위 – 정당 또는 후보자 등이 투표독려 내용 게시행위

뭐 구구절절 얘기는 많은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5월 19일까지(멀기도 하여라)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해 “꼭 당선되었으면 좋겠네요” 식의 지지 의사든지, “저 생퀴 되면 우리 지역 말아먹는데” 식의 반대 의사든지 표명하면 그대로 선거법 위반이라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공직선거법 제93조(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에 의한 가이드라인이 되겠죠.

제93조(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누구든지 선거일전 180일(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창당준비위원회와 정당의 정강·정책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1997.11.14, 1998.4.30, 2002.3.7, 2004.3.12, 2005.8.4, 2010.1.25>
1. 선거운동기간 중 후보자, 제60조의3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같은 항 제2호의 경우 선거연락소장을 포함하며, 이 경우 “예비후보자”는 “후보자”로 본다)이 제60조의3제1항제2호에 따른 후보자의 명함을 직접 주는 행위
2. 선거기간이 아닌 때에 행하는 「정당법」 제37조제2항에 따른 통상적인 정당활동
②누구든지 선거일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는 정당 또는 후보자의 명의를 나타내는 저술·연예·연극·영화·사진 그 밖의 물품을 이 법에 규정되지 아니한 방법으로 광고할 수 없으며, 후보자는 방송·신문·잡지 기타의 광고에 출연할 수 없다. 다만, 선거기간이 아닌 때에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신문 또는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정기간행물의 판매를 위하여 통상적인 방법으로 광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1998.4.30, 2005.8.4, 2010.1.25>
③누구든지 선거운동을 하도록 권유·약속하기 위하여 선거구민에 대하여 신분증명서·문서 기타 인쇄물을 발급·배부 또는 징구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신설 1995.12.30>

즉, 선거일 6개월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딴날당특정 정당을 씹으면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는 누가 어떻게 판단하느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판단하지요. 정권에 따라, 성향에 따라 지멋대로 고무물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찌라시를 이용하여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법 행위를 차단하고자 도입된 규정인데, 이게 기존 대법원 UCC 판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유권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방향으로 진행되니 문제입니다.
보도자료에는 이런 내용도 있군요.

▲국외트위터를 이용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심히 저해할 비방․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경우에는 우선 게시자에게 자진 삭제하도록 안내하고 이에 따르지 않은 경우에는 공직선거법 제82조의4(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의 규정에 의하여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해당정보 취급의 거부․정지․제한을 요청하여 해당 트위터의 계정을 차단하고, ▲국내 서비스를 이용하여 선거법위반행위가 발생한 경우 해당정보를 삭제하여 확산을 방지할 방침이다.

자, 게시자에게 자진 삭제하라고 안내한다고 나와있는데, 아시다시피 자진 삭제하라고 타임라인에 남겨도 대상자가 선관위 트위터 계정을 follow 안하면 대상자는 못 보고, 상호 follow가 되어있지 않으면 DM도 못 보냅니다. 그렇다고 메일 주소를 알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트위터 쪽에서 엄한 나라 선관위 요청을 수신하여 계정 정보를 제공할리는 만무하지요. 하다못해 국내 지사가 있는 외국계 기업들도 씹는 처지에, 한국 사무소 하나 없는 트위터가 퍽이나? 즉 선 자진삭제 권고는 말짱 황, 말장난, 선관위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후 조치는 검열조항인 제82조의4항을 활용하여 해당 계정을 국내 ISP에서 블럭하겠다는 얘기인데(앞서도 말했지만 트위터가 특정 계정 차단 요청한다고 들어줄리가 없잖아요), 막아봤자 소라넷처럼 twitter.com/ID일뿐. 트위터를 이용하는 방법은 조홀라 많다는 거 모르시나본데, ①문제 계정을 다른 사람이 follow 하고 있다면 그 사람 타임라인에 다 나오니 헛짓이요, ②그렇다고 디렉토리 개념으로 묶여있는 각 사용자 타임라인을 막겠다고 IP 베이스로 막는 만행 저지르면 그야말로 국제 바보 취급, ③트위터는 트위터 웹 말고도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클라이언트가 무궁무진(API 콜을 무슨 수로 막을건데). 이 정도 판단 못하고 트위터로의 의견 개진 막겠다고 그 설레발을 치는 건가요?
무엇보다, 난 딴날당특정 정당을 몸서리치게 싫어해서 평소에도 반대 의사 마구 표현하고 다니는데, 선거기간 중 트위터에서 입 다물고 있는 것이 공정·공명 선거를 위해 무슨 도움이 되는 것인가요. 내가 입다물면 딴날당특정 정당이 전국 석권할 수 있는데, 입 열면 그게 안되어서 그러는건가요? 이건 영향력을 과대 평가한건지 과소 평가하는건지조차 헷갈리는군요. 시민과 정치를 분리시키는게 기본 헌법 취지인 미국 따라하려면 다른 좋은 것들부터 배울 것이지, 얼치기들이 바보짓하니 유권자들이 피곤하잖습니까. 이러니 저러니 머리도 피곤한데, 선관위에서 뭔 설레발을 치건 간에, 전 그냥 제 할말하고 다니렵니다.
분명히 밝히죠. 전, 한나라당을 제가 죽거나, 당이 해체될 때까지 반대하며, 한나라당 소속의 국회의원 및 지방 의원, 지자체장들 및 후보들을 매우 싫어합니다. 당선 절대 안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잃어버린 10년 운운, 말도 안되는 개소리와 개짓을 시전하며 지금까지 건 딴죽도 충분히 피곤하고 지쳤고, 더 이상은 꼴보기 싫어죽겠습니다. 특히 그저 가카가 청계천 어항 만들어서 대통령된게 부러웠는지 혼잡지역 교통량도 제대로 파악 못한 레벨을 자랑하며 어이없는 버스 중앙차선제+중앙승강장 만드느라 서울시내 여기저기 파헤친 주제에 교통 혼잡 해결도 못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선 출마하면, 기권은 안하겠지만 절대 그 사람 칸에 도장 찍는 일은 없습니다.
까짓것 조서 쓰라면 쓰고, 학교 가라면 가죠 뭐. 혹시 압니까, 천하의 거짓말 장인이자, 전과 14범인 가카처럼 저도 대통령 한번 해먹을 수 있을지. 학교 가면 사식이나 넣어주세요. ^^ ⓣ

Author: 너른호수

2004년부터 모 포털 사이트 알바로 시작한, 취미로 하던 웹질을 직업으로 만든 일을 굉장히 후회하고 있는 이메일 서비스 운영-기획자 출신 앱 PM(?)-SI 사업PM. 메일쟁이로 지낸 15년에 치여 여전히 이메일이라면 일단 관심이 갑니다. 버팔로이자 소원이자 드팩민이고, 혼자 여행 좋아하는 방랑자. 개발자 아님, 절대 아님, 아니라고!

5 thoughts on “트위터에서는 선거 얘기 하지 말라?

  1. Pingback: 노회찬의 공감로그

  2. cyg

    근데 주민번호를 요구해서 1인 1아이디로 규제된 것도 아니고, 신상 파악도 안되고. 그냥 새 아이디랑 이메일만 있으면 계정을 만드는데 뭘 어떻게 차단하려는 건가요? ㄱ- 한번 무한대로 시합해볼까 싶기도 하고;;

    Reply
    1. 너른호수 Post author

      제가 관련 업무 때문에 안그래도 선관위니 견찰(…)이니 하는 곳들이랑 계속 커뮤니케이션하고 있거든요.
      대강 대화의 흐름:
      (전략)
      견: 아 그러니까 그쪽에서는 트위터 회원 정보가 없다는 얘기죠?
      나: 넹..(뭐 들었니 씨바야) 아마 트위터 본사에 연락하셔도 없을껄요.
      견: 트위터닷컴에 연락해도 못 받는다구요?
      나: 국제범죄자도 아니고 수사공조가 먹히나요? 외교채널 통하셔야하지 싶은뎀.
      견: 아 그건 뭐 저희가 알아서 할 문제고.. 연락할 수 있으면요?
      나: (뭐지 이 바보는) 미쿡 사이트에서 민번 안 받으니 누군지 특정할 수가 없잖아요
      견: 그럼 님네 회사에서 하는 t***r.com에는 회원 가입 안해요?
      나: (돌겠네 이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이기 때문에 우리쪽에는 가입 절차도 없고 회원 정보 없다고요.
      견: 아 그러면 어떻게 찾지..
      나: 뭐 어떻게든 알아서 하셔야지요. 드릴 게 없네요.
      견: 그럼 님네 회사가 트위터에 연락해서 받아줄 수는 있나요?
      나: (야 분명 트위터닷컴 디벼도 헛짓이라고 얘기했다 너한테) 쉽게 말해서 저희 서비스는 그쪽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채널 정도만 이용 허가를 받은 정도라 저희는 권한이 없어요. 얘기하시려면 경찰쪽에서 직접 연락하셔야죠.
      견: 햐 난감하네요…
      (후략)
      대략 이런 대화를 일주일째 반복하고 있네요. 견찰이고 선관위도 지금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서 헤매이는 중.
      일단 질러는 놨는데 어케 하려고 그래놨는지 납득이 안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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