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개발자도 아니고 데이터 전문가도 아닙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담당하는 직무는 데이터를 다룰 일도 많고, 정리된 데이터를 보고할 일도 많고, 또 그걸 자동화해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보통 주니어급에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 추출해서 정리하고, 그걸 보고한다고 하면 대개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1.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추출한다
  2. 데이터를 엑셀이나 구글 시트에 입력하고 정리한다
  3. 차트를 그리거나 테이블을 만든다
  4. 작성된 차트나 테이블을 캡쳐해서 사내 메신저 또는 슬랙 같은 협업툴에 업로드한다
  5. 피드백이 없거나 혼나거나 한다(…)

이런 일련의 작업이 가끔씩 발생하는 일이라면 괜찮지만, 매일 동일한 일을 반복하는 경우 일과 중 이 일을 하기 위한 정기적인 시간 지출이 발생합니다. 매일 같이 놀라운 결과를 만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대개 그런 일이라기보다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반복 작업일 뿐이죠.

저 역시 연차로 따지면 주니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쭉 했던 일과 다른 궤를 가진 업무 포지션으로 전직을 하다보니, 한동안 저런 작업을 하느라 오전 시간을 홀랑 날리거나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물론 저런 일을 자동으로 해주는 걸 만들어달라고 개발자에게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급이나 나이로 꼰대질을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늘 그렇듯 개발자는 항상 바쁘고, 나 혼자 귀찮은 일을 위해 개발자에게 이것 저것 사이드 태스크를 부탁하기에 곤란한 상황도 있습니다. 개발자가 직급이 높거나 나이가 더 많으면 Latte is Horse 발동도 곤란합니다.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귀찮으면서도 매일 해야하면서도 개발이라곤 한줄 모르는 불쌍한 PM이나 기획 운영자를 위해 존재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보통 이런 류의 서비스를 Task Automation(업무 자동화)이라고 합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아무래도 zapier겠죠. 그 외에도 아래와 같은 유사 서비스가 있습니다.

Task Automation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를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서 최종적으로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줍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제가 담당하는 서비스의 MySQL DB에 있는 데이터를 추출해서 구글 시트에 기록하거나, 그걸 슬랙 채널에 바로 올릴 수 있습니다. 또는 API 통신을 통해 받아온 데이터를 MySQL DB나 구글 시트에 기록하고, 그걸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포스팅할 수도 있죠.

위에서 언급했듯 이런 일들은 개발자라면 쉽게 할 수도 있습니다만(제가 요 며칠 Google Analytics의 GA4 속성용 Data API를 어떻게 이용해야하는지 고민하느라 머리는 터져나가고 손가락을 키보드 타이핑과 마우스 클릭으로 생고생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포기한 것을 생각해보면 새삼 개발 직군에 계신 분들이 위대해보입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성과라고 하기 어려운 일에 그들을 투입하기란 좀 꺼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개발자들은 항상 바쁘다니까요. (나한테만 그랬나?) 여튼 이런 서비스의 의의는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애플리케이션간의 데이터 연동을 쉽게 할 수 있다”라는데 있습니다. 물론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만(…)

위에서 나열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통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목록이 비슷합니다(IFTTT는 좀 논외로 하죠). 제가 이용하는 범주에서 보자면 요즘 협업용 툴로 핫한 Slack는 아주 기본중의 기본이고, 구글 시트, MySQL, 구글 드라이브, 구글 빅쿼리, TypeForm.. 뭐 기타 등등 많습니다. 다만 일부 서비스에서는 내가 꼭 필요한 기능이 유료 플랜에서만 지원한다거나, 아직 지원 예정이거나 하는 식의 제약이 제법 있기 때문에,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한다는 것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저의 경우 MySQL DB 관련 기능이 꼭 필요했고, 웬만하면 유료 플랜까지 쓰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MySQL 커넥터를 무료 플랜에서 제공하는 Integromat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유료 플랜에서만 지원하는 커넥터가 문제가 아니라 실행 쿼터가 모자라게 되어 결국 유료 플랜을 결제했다는 슬픈 전설이 있는데(물론 한달에 9$ 짜리 Basic 플랜이라 비싸다고 볼 순 없지만), 지금 돌리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간 데이터 연동 시나리오가 10개가 넘고, 대부분 매일 일정 시간마다 실행하는터라 무료 플랜으로는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회사 계정에 세팅되어 매일 실행되는 시나리오들입니다.

 

저는 Integromat을 사용하면서부터 암이 나았습니다 오전 시간 대부분을 잡아먹던 지표 리포팅에서 거의 자유로워졌습니다. 거의라고 표현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작업이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것도 굉장히 짧은 시간만 사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월급루팡질 하기가 편해진 건 사실입니다. 나름 고심하면서 이것저것 시도해봤기 때문에 위 이미지에서 보이는 서비스간 연동과 유사한 건에 대해서는 그나마 편하게 세팅을 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쉬워보이는 일이긴 한데, 나름의 노하우도 있고, 편법과 요령도 들어가 있습니다. 사실 이게 한국어로 로컬라이징된 서비스가 아니고, Integromat에서 제공하는 도움말 또한 제 영어 실력이 짧아서 그렇겠지만 생각보다 도움을 받기가 어려워서 아마 Integromat 운영사에서 보면 ‘뭐 이따위로 해놨냐’ 싶은 것도 있을 겁니다. 다만 이런 노하우+편법+요령을 머리 속으로만 기억하는 건 좀 그래서, 제가 만든 데이터 연동 시나리오 케이스를 위주로 어떻게 세팅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좀 적어볼까 합니다.

이번 주말 또는 다음주에 올릴 첫번째 시나리오 케이스는 MySQL과 Google Sheet의 연동입니다. MySQL에서 데이터를 뽑아서 Google Sheet에 해당 데이터를 기록하는 아주 간단한 내용이니 포스팅 보시고 질문은 Integromat 고객센터를 이용해주세요(…)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

너른호수

2004년부터 모 포털 사이트 알바로 시작한, 취미로 하던 웹질을 직업으로 만든 일을 굉장히 후회하고 있는 이메일 서비스 운영-기획자 출신 앱 PM(?). 현재 모 회사에서 앱 PM을 하고 있으나 메일쟁이로 지낸 15년에 치여 여전히 이메일이라면 일단 관심부터 쏟는 중. 버팔로이자 소원이자 드팩민이고, 혼자 여행 좋아하는 방랑자. 개발자 아님, 절대 아님,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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