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ail의 Better Ads

By | 2011년 03월 30일

브라우저에서 애드블럭류의 광고 필터를 켜놨다면 모를까, Gmail을 쓰시는 분들은 메일 본문 보기 화면 우측에 해당 메일의 콘텐츠와 매칭되는 구글의 CM형 광고 상품, Adsense가 집행되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실 듯 합니다. Google 스타일의 텍스트 기반 광고이기 때문에 크게 의식을 안할 뿐이지요. 아래 표시한 부분이 바로 Adsense의 나와바리구역입니다.

어제 Google은 Gmail에 집행되는 광고 프로그램을 고도화한 Better Ads라는 것을 적용할 준비가 되었음을 공표했습니다.

2011-03-29 – Gmail Help – Coming soon: Better Ads in Gmail

Better Ads라는 것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은 아닙니다. 이미 2010년 초 광고에 대한 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심지어 Better Ads라는 말까지 똑같습니다. 사실 작년 발표는 방안이랄 것도 없죠. CM 광고 치고 Gmail에서는 의외로 낮은 적중률을 보이는 바람에 광고의 효과가 떨어졌고, 이에 따라 매출에 지장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광고주를 달래기 위한 블로그 포스트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2010-01-20 – The Official Gmail Blog – Serving better ads in Gmail

따라서 용어가 같다는 것 외에 2010년의 Better Ads와 2011년의 Better Ads가 동일한 의미로 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광고에 대한 개선”이라는 점에는 일맥상통합니다. 바로 2011년 발표에서 밝힌 바와 같이 ①(메일 콘텐츠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광고의 감소, ②Priority Inbox와 함께 런칭한 Mail 중요도(Importance) 반영, ③위치정보에 기반한 제안형 광고 및 쿠폰 노출 등을 필두로 하는 전체적인 Gmail 내 광고 시스템의 개선입니다. 2010년의 반달래기, 반선언형 Better Ads가 그동안 런칭된 Priority Inbox System를 기반으로 하여 구체화된 것이 2011년의 발표 내용입니다.

이 광고 개선 내용의 기반이 된 Priority Inbox System은 2010년 8월 30일에 발표되었습니다.

2010-08-30 – The Official Gmail Blog – Email overload? Try Priority Inbox

Priority Inbox는 메일에 대해 중요도를 사용자가 부여하는 패턴을 학습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신하는 메일에 대해 중요도를 책정, 일반 Inbox와 Priority Inbox로 수신할 메일을 구분해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보이는 결과만을 보면 네이트 메일의 안심메일 서비스와 비슷하지만, 네이트 메일의 안심메일 서비스가 발신자 메일 주소만을 기준으로 분류한다면, Gmail의 Priority Inbox는 헤더, 기존 수신 이력 및 기존 중요도 부여 여부 등 몇가지 고려 요소가 추가로 적용되는 것이 다릅니다.

Priority Inbox가 런칭된지도 7개월이 지났고, 그 동안 Gmail 사용자들 중 상당수는 Priority Inbox의 메일 중요도 데이터를 열심히 학습시켜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는 이제 자신의 메일 View 화면에서 나오는 광고의 기초 데이터로써 유용하게 쓰이겠지요. Google의 모든 무료 서비스는 궁극적으로는 효과적인 광고 집행을 위해 사용되는 훌륭한 기반 데이터로 작동하니, Gmail내의 모든 기능도 예외는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이 Better Ads가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행동이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합니다. 그러나 Gmail 내의 CM 광고는 Gmail 런칭 초기시부터 집행되어왔던 것이며, Better Ads가 뭔가 새롭고 놀라운 광고 시스템이라 내 머릿속까지 싹 스캔해가며 광고를 노출하지는 않습니다(뭐 Google은 그것을 노리고 있겠습니다만). 기술적으로 볼 때 Better Ads는 판단하는 기준 및 액션이 스팸 필터링과 기본적으로는 같습니다.

Gmail의 스팸필터는 베이시언 필터(메일 콘텐츠 내 구성 요소를 분석하여 스팸으로 판단할 가중치를 부여하며, 그 가중치에 따라 스팸 여부를 판단하는 필터)가 적용된 학습형으로, Gmail에서 자체적으로, 혹은 외부 DB를 Import하여 구축한 기초 필터링 DB 위에, 사용자가 스팸 신고한 패턴을 학습하여 보다 정교한 필터링을 가능하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이 문안을 Better Ads에 걸맞는 형태로 단어 치환을 하면 아래처럼 됩니다.

Gmail의 Better Ads는 Priority Inbox의 중요도 수치가 적용된 학습형으로, Gmail에서 자체적으로 구축한 기초 광고 시스템 DB 위에, 사용자가 중요도 부여한 패턴을 학습하여 보다 정교한 광고 노출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결국 스팸 필터나, Better Ads나 메일 콘텐츠를 기계가 까보는 것은 모두 동일합니다. Gmail 런칭시 구글의 해명과 비슷한 논리가 되는데, 결국 기술적으로는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스팸 필터는 그 결과물을 가지고 스팸을 필터링하지만, Better Ads는 광고를 노출한다는 것인데, 어쩌면 그것이 결정적인 차이이겠습니다. 다만 이런 건 기술적으로 딱 이렇게 잘라 말하기 애매한 점이 있고, Gmail과 Google에게는 회사 문을 닫는 그날까지 숙제처럼 남아있을 영원한 화두일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한국 사용자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그리고 매출을 만들어야하는 담당자에게는 불행하게도, 한국에서는 메일 내에 이런 CM형 광고를 집행하기가 어렵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지만, 사용자 감정을 고려해야만 하는 정책적인 문제로, 현재 국내 무료 메일 서비스에서는 이런 CM형 광고는 집행되지 않고, 매출 압박을 받는 담당자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며, 메일 내용과 전혀 관계없이 반짝반짝 화려한 배너 광고만 열심히 돌린 탓에 사용자들은 짜증내고 있는(그에 따라 네이버와 다음은 메일 서비스에서 어차피 매출도 안 생기는 광고를 들어냈습니다. 뭐 그 동네들은 메일에서 꼭 돈 안 벌어도 되긴 하겠지만), 한국 웹메일 서비스의 하루는 또 저물어갑니다. ⓣ

Author: 너른호수

2004년부터 모 포털 사이트 알바로 시작한, 취미로 하던 웹질을 직업으로 만든 일을 굉장히 후회하고 있는 이메일 서비스 운영-기획자 출신 앱 PM(?)-SI 사업PM. 메일쟁이로 지낸 15년에 치여 여전히 이메일이라면 일단 관심이 갑니다. 버팔로이자 소원이자 드팩민이고, 혼자 여행 좋아하는 방랑자. 개발자 아님, 절대 아님,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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