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습니다. 스팸메일이 저랑 동갑일 줄이야(이러면서 제 나이가 뽀록나는-_-). 물론 스팸이라 불리는 정크 메시지가 이 세상에 등장한 것은 그보다 몇년 전이지만, 이메일로 전파되는 스팸은, 1978년 5월 3일, HP에 합병되기 전 컴팩에 합병된 DEC(Digital Equipment Corporation)이 인터넷의 전신인 ARPANET(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Network)에서 미 서부지역에 거주하던 사용자 약 400명에게 뿌린 장비(DECSYSTEM-20 Family) 홍보 메일이 최초라고 합니다(당시 DEC는 미 동부 메사추세츠에 위치했습니다).
당시 최초로 발송된 스팸은 아래와 같은 내용이었다고 합니다(이하 내용의 원문은 http://www.templetons.com/brad/spamreact.html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DECSYSTEM-20 FAMILY; THE DECSYSTEM-2020, 2020T, 2060, AND 2060T. THE
DECSYSTEM-20 FAMILY OF COMPUTERS HAS EVOLVED FROM THE TENEX OPERATING SYSTEM
AND THE DECSYSTEM-10 <PDP-10> COMPUTER ARCHITECTURE. BOTH THE DECSYSTEM-2060T
AND 2020T OFFER FULL ARPANET SUPPORT UNDER THE TOPS-20 OPERATING SYSTEM.
THE DECSYSTEM-2060 IS AN UPWARD EXTENSION OF THE CURRENT DECSYSTEM 2040
AND 2050 FAMILY. THE DECSYSTEM-2020 IS A NEW LOW END MEMBER OF THE
DECSYSTEM-20 FAMILY AND FULLY SOFTWARE COMPATIBLE WITH ALL OF THE OTHER
DECSYSTEM-20 MODELS.
WE INVITE YOU TO COME SEE THE 2020 AND HEAR ABOUT THE DECSYSTEM-20 FAMILY
AT THE TWO PRODUCT PRESENTATIONS WE WILL BE GIVING IN CALIFORNIA THIS
MONTH. THE LOCATIONS WILL BE:
TUESDAY, MAY 9, 1978 – 2 PM
HYATT HOUSE (NEAR THE L.A. AIRPORT)
LOS ANGELES, CA
THURSDAY, MAY 11, 1978 – 2 PM
DUNFEY’S ROYAL COACH
SAN MATEO, CA
(4 MILES SOUTH OF S.F. AIRPORT AT BAYSHORE, RT 101 AND RT 92)
A 2020 WILL BE THERE FOR YOU TO VIEW. ALSO TERMINALS ON-LINE TO OTHER
DECSYSTEM-20 SYSTEMS THROUGH THE ARPANET. IF YOU ARE UNABLE TO ATTEND,
PLEASE FEEL FREE TO CONTACT THE NEAREST DEC OFFICE
FOR MORE INFORMATION ABOUT THE EXCITING DECSYSTEM-20 FAMILY.
지금 스팸의 내용과는 사뭇 다르죠? 장비 시연 행사에 참석 초청을 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초청의 목적 자체가 장비 판매니 따지고 들면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지금의 스팸처럼 노골적으로 비아그라를 사라느니, 시알리스를 사라느니 식으로 표현하진 않는군요.
최초로 이런 유형의 메일을 보낸 사람의 이름은 DEC의 마케팅 담당이었던 Gary Thuerk씨로, ARPANET의 사용자들이 DEC의 새로운 시스템의 장점을 잘 모를 것이라 생각해서 이러한 내용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1978년 5월 1일 이러한 메일의 기획이 최초로 나온 후 이틀이 지난 5월 3일, DEC의 개발자였던 Carl Gartley씨가 Gary의 ARPANET 계정을 이용하여 메일을 전송하였다고 하는군요.
발송은 수천통을 시도하였으나, 당시 ARPANET 메일 시스템의 한계로 320통 정도의 메일만 전송이 되었고, 어떤 수신자는 이 메일을 받은 후 시스템이 다운되었다 하니 재밌는 일이지요(당시 시스템의 스펙을 감안하고, 발송된 메일의 헤더를 보면 그럴 법도 하긴 합니다). 당시 ARPANET을 운영하고 있던 미 국방정보국(DCA)에서는 DEC에게 항의를 심하게 했다고 합니다. 물론 Gary씨는 수신한 사용자로부터의 불만은 예상했으나 그 불만의 강도까지는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고 하는군요.
자사의 장비를 조금이라도 잘 팔아보겠다는 한 마케터의 의욕이 오늘날 이메일 물동량의 80% 이상을 잡아먹고, 그만큼 쓸모없는 트래픽을 발생시켜 전체적인 네트워크의 효율이 떨어지도록 압박하는 스팸메일로 발전할 것을, 그는 예상했을까요? ⓣ
걱정마 꼭 그 아저씨 아니었더라도 누군가는 그짓을 했을 거고..
..하여튼 덕분에 유명해지신거지 뭐 y-~
그렇긴 하지만… -_-;
아직도 스팸메일 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김하나”..네요ㅎㅅㅎ
김하나요………. 참 눈물겨운 사연이 있지요. -_-
힛.. 스팸메일이 저보다 동생이군요.
막무가내 동생… ㅎㅎ
저랑 동갑인 걸 보니까 스팸과의 관계는 제 운명인가봅니다. ^^ ㅠ_ㅠ
참고로.. 한국에서 최초 스팸메일은 인XX크의 광고 메일로 알고 있습니다.
인OO크가 만들어지고 며칠 안되서 대량 멜 살포했길래 기념으로 어딘가에 저장해놨는데
아직도 못찾는 중. 쩝.
이거.. 찾음 재밋을거 같은데…
아하 인XX크 말이군요. ㅎ
한번 찾아서 한국 스팸의 역사;를 짚어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