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쓰는 포스트군요. 사실 5월내내 쓰고 있던 글이 하나 있었는데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 마무리를 못하고 있습니다. 쿨럭(역시 법령/정책 관련한 글은 쓰는게 너무 힘드네요).
아이폰 4가 발표되어, 현재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일반 판매가 시작된 상태입니다. 무릇 모든 전자제품이 그렇듯 첫 출시된 제품에 대한 불만은 항상 있을 수 밖에 없는데, 문제는 이동”통신”기기인 핸드폰이, 아주 기초적인 것을 지키지 못하는 점 때문에 아이폰 4가 출시 초기에 수난(?)을 겪고 있네요. 화이트가 공정상 문제로 출시 연기된 건 아무것도 아니네요.
별도의 핸즈프리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아이폰 등 풀 터치 스크린의 전화기는 보통 통화시, 아래와 같이 쥐게 됩니다. 왼손으로 쥘 때 기준이 되겠네요.
사진과 같이 엄지손가락으로는 폰의 왼쪽 사이드를 받치고, 나머지 손가락으로는 오른쪽 사이드를 감싸게 됩니다(간혹 집게 손가락으로 후판을 받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리고 얼굴에 댈때 약 30~40도 정도 기울여 통화하게 되지요. 마이크 모듈이 폰 우측 하단에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그립입니다. 이 그립은 대부분의 풀 터치 스크린 폰의 공통적인 그립입니다. 아이폰 3G S도 마찬가지였지요.
문제는 아이폰 3G S에 없었던 안테나 감도 상실+통화 절단 현상이 아이폰 4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아이폰 4는 디자인이 바뀌면서 와이파이, 블루투스, 휴대전화 등에 쓰이는 모든 안테나를 테두리로 돌렸습니다.
위 사진 중 오른쪽에 있는, 옆에서 바라본 모습을 보면 테두리가 아이폰 3G S와 달리 두터운데, 안테나를 죄다 이 부분으로 돌렸다고 하더군요. 돌리는 건 돌리는건데, 위에 아이폰을 파지하는 보통의 행태를 생각해보면, 저 안테나 부분에 손이 안 닿을 수는 없습니다. 안 그러면 귀에 붙이고 하판 부분을 손으로 누르고 있는 우스운 형태로 통화를 해야하거나, 아니면 핸즈프리를 쓰세요 드립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인데,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이 현상에 불만이 있던 어떤 사용자가 요즘 단문 메일 답변 즐겨하는 스티브 잡스에게 “아이폰4 테두리(Steel Bands)에 손만 올리면 감도가 확 떨어지는데요, 이거 스페셜 케이스가 아니라 common 이슈 같은데 고칠 의향 있으신가여” 라고 메일을 보내자, 우리의 스티브 “카리스마” 잡스 사마의 귀찮은 듯한 친절한 한줄 메일.
“그렇게 잡지 마셈”이라고 하십니다.
아니 아이폰4가 무슨 트랜스포머라고 변신하는 녀석도 아닌지라 잡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대부분의 풀 터치 스크린 휴대폰를 잡는 방식을 아이폰 4에서는 “쓰.지.마.셈.” 그러면 결국 앞서 얘기한 “귀에 붙이고 하판을 손으로 눌러가며” 혹은 “핸즈프리 사용”하란 얘기 밖에 되지 않지여. 껄껄.
스티브 “카리스마” 잡스 형님이 저래서 그런지 몰라도 애플의 공식 입장 또한 “그렇게 잡지 마셈” + 거기에 더불어 액세서리로 30불에 팔고 있는 범퍼(테두리 부분을 감싸는 합성고무 커버)를 사서 끼우면 괜찮아진다라고 하는군요. 이건 뭔 개드립.
국내 기업처럼 친절한 척 하고 뒷통수 후려갈기는 태도를 바라는 건 아니예요. 어차피 일종의 오만으로까지 비추어질 잡스의 태도가 좋고 싫고를 떠나서, 적어도 뭐라도 하는 걸 보여주길 바랬을 텐데, 덕분에 “보통 휴대폰 잡듯이 잡고 통화하는 것이 불가능한” 아이폰 4에 “소비자들이 맞춰라” 드립이라니. 이건 뭐 군복에 몸을 맞추라는 신병교육대도 아니고. 아주아주 기초적인 것조차 “We’re not wrong.” 이라며 저런 건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네요. FTC에게 조사받는 걸 소비자들한테 분풀이하는건가.
저 상태가 지속되면 KT는 아이폰 3G S의 대량 분실 사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3사간 거의 차이도 없는데 구분도 못하면서 괜히 심리적으로 통화 품질에 목숨거는 한국 사용자들 생각하면 아이폰 4를 내년 7월에 도입할지도… (응?)
암튼, 대단한 잡스님이십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거예요. ⓣ
재밌는 글입니다 ㅋㅋㅋ
잘 읽고갑니다~~
넵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