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플로리다 주 세인트 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 템파베이 레이스간의 ALCS 7차전에서 결국 템파베이가 3:1로 승리를 거둠으로써, 레드삭스의 2008년 시즌이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5차전 7회초까지 7:0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게임을 8:7로 역전하며 가져온 뒤, 어제 벌어진 6차전까지 승리하여 시리즈 전적 3:3을 만드는데 성공한 레드삭스는 오늘마저 승리하였다면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시리즈 전적 1:3에서 뒤집은 팀이 될 뻔 했었죠. ㅎㅎ 물론 그러지 못하였기에 템파베이 레이스는 창단 첫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뤄냈습니다.
Key Players of 2008 RED SOX
2B Dustin Pedroia (더스틴 페드로이아/2루수)
현재 AL MVP 후보로도 거론되는 더스틴 페드로이아, 막판에 타격이 살아나며 ALCS 전적을 동률로 몰아가는데 큰 공헌을 한 이 작은 친구(공식적으로는 179cm·81Kg)는 2008년 정규시즌에서 0.326의 타율과 213개의 안타, 83개의 타점을 기록하면서 아주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주면서, 매니 라미레즈가 떠난 후 단숨에 보스턴 레드삭스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릅니다. 작년보다 235이닝을 더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동일한 6개의 에러만을 기록하여 필딩율 .992를 기록했는데(2008 AL 평균 .987), 사실 이 친구의 수비는 계산된 필딩율이니 레인지팩터보다는 바로 온몸을 던지는 더티독으로 대표됩니다. 어떤 경기에서든 결코 유니폼이 깨끗한 적이 없던 그런 스타일(물론 다른 선수에 비해 짧아서 몸을 던지는 일이 더 많겠지만-_-). 그 작은 체구를 던져 온몸으로 수비하는 그 투지. 2008년 레드삭스는 미래의 캡틴을 발굴해냈습니다(거기에 ESPN 글을 보니 똘끼도 다분하군요. 매니가 ‘페디는 미쳤어요’라고 할 정도면 말 다했죠).
SP Jon Lester (존 레스터/선발투수)
종양을 이겨내고 레드삭스의 좌완 에이스로 거듭난 존 레스터. 올시즌 상태가 안 좋던 짝수해 베켓을 대신해 레드삭스의 마운드를 굳건히 지켜냈고, ALCS 7차전에서도 등판해 3이닝을 퍼펙트로 막는 등 눈부신 활약을 했습니다. 보스턴으로써는 참으로 오랫만에 가져오는 믿을 수 있는 좌완 선발투수입니다(부머영감이 있긴 했지만, 무려 42세에 오셔서 1시즌반 동안 17승 10패 기록하셨지요). 마운드에서의 모습이 참 침착해보이는 선수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타입이고, 또 한번 무너지더라도 그 다음 경기에서는 또 안정감있게 던지고… 마쓰장(ERA 2.90, W-L 18-3, WHIP 1.32, IP 167.2)도 올해 돋보였습니다만, 레스터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습니다(ERA 3.21, W-L 16-6, WHIP 1.27, IP 210.1).
LF Jason Bay (제이슨 베이/좌익수)
트레이드 마감 직전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건너와, LA다저스로 이적한 매니 라미레즈를 대신해야했던 제이슨 베이.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펜웨이파크의 그린몬스터 앞을 잘 지켜줬습니다. 거기에 전임자 매니와는 다른, 완전 성실맨(물론 껄렁껄렁 매니도 그 폭발적인 타격으로 불성실맨이라는 얘기는 제대로 나오지도 못하게 만들었습니다만 ㅎ). 테드 윌리엄스, 칼 야스트렘스키, 매니 라미레즈로 이어지는 레전드급 레드삭스 좌익수 계보를 제대로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2009년 시즌을 봐야겠지요?
SP Daisuke Matsuzaka (松坂大輔/다이스케 마쓰자카/선발투수)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넘어온 작년 첫 해, 솔직히 마쓰자카는 리그를 압도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4.40의 평균자책점도 그렇고, 25개의 피홈런에 191개의 피안타… 그랬던 그가 2008년, AL 동부지구에 완전히 적응을 마쳤나봅니다. ERA 2.90, W-L 18-3, WHIP 1.32, IP 167.2를 기록하며, 다승 부분에서 MLB 전체 공동 5위, AL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하며 800만 달러를 해잡수신 고등 사기범 컷 실링과 올 시즌 내내 어딘가 아팠던 짝수해 베켓의 빈자리를 메꿨습니다. 물론 투구이닝이 적고 볼넷이 작년에 비해 늘어났습니다만, 경기당 5이닝 먹고 볼넷 실컷 내주면서도 꼬박꼬박 1승 따내주는 투수와, 경기당 7이닝 이상 던지고 삼진은 경기당 평균 8개 이상 잡으며 볼넷은 경기당 평균 3개도 채 안내주지만 3~4게임 나와야 겨우 1승 챙기는 투수 중 골라잡으라면 전 1승 꼬박꼬박 따내주는 선수를 잡겠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좋아질 것 같지 않으세요?
여튼 정규시즌 162게임, 포스트시즌 11게임 등 8개월간 숨가쁘게 달려왔던 2008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행보는 여기까지입니다. 전통의 라이벌 뉴욕 양키스가 이런저런 난맥상을 드러내며 헤매던 와중에, 템파베이와의 지구 우승 싸움, 그리고 이번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던 에인절스와의 디비전 시리즈를 무사히 넘겨, 5차전 7회까지 틀렸다고 생각했던 게임을 극적으로 뒤엎어 결국 최종전까지 간 뒤 패해 템파베이에게 아깝게 AL 챔피언 자리를 넘겨줬지만, 지난해 진짜 ㅎㄷㄷ했던 베켓이 짝수해 징크스-_-를 넘지 못하고 메롱 모드였고, 800만달러 고등 사기를 치신 컷 실링의 공백, 작년 후반기 미친듯이 폭주했다가 연료가 떨어진 건지 그냥저냥했던 엘스버리, 전반기 잘 치다가 부상이 또 도지신 서드류… 부상으로 그의 것이라 믿기 어려운 타격을 보여준 오티즈.. 역시 부상으로 시달린 로웰… 무엇보다도 오티즈와 함께 AL 역사상 최고의 듀오를 형성해왔던 매니의 이적으로 인해, 팀이 완전히 흔들리더라도 절대 이상하지 않을 올 시즌, 그 어려운 터널을 잘 빠져나왔고, 올 시즌 MLB 최고의 신데렐라 템파베이를 탈락 위기 직전까지 몰아붙였던 그 저력…
내년에는 기왕이면 WS 4차전까지 갔으면 좋겠습니다. 🙂 참, 보스턴을 탈락시킨 템파베이는 월드시리즈 우승 못하면 페드로이아의 저주에 시달릴지도 모릅니다. ^^ ⓣ
앗..저처럼 레드삭스 팬이셨군요-
펜웨이에서 연패해서 흑흑..하다가..
말도 안 되는 역전승에 우왕~ 하고
결국 7차전에서..ㅠ
웨이크필드옹이 이겨주셨으면..흑흑
(좋아하는 선수거든요.. 옹이신데다 너클볼러이신데다 팀충성도..ㄷㄷ)
레드삭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베이-
베이때문에 레드삭스 호감이 더 증가..ㅋ
뭐 아쉽긴 해도 희망을 본 포스트시즌인지라… 🙂
완소베이 덕분에 살맛 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