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10년전,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오지 않던 롯데 자이언츠 임수혁 선수가, 결국 오늘 아침 천국의 홈을 밟았습니다.
어쩌면, 많은 야구팬들이 말하듯, 배터리를 이루었다가 먼저 천국의 불펜으로 떠났던 故 박동희 선수의 공을 받기 위해서 떠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11년전 먼저 떠났던 해태 타이거스 故 김상진 선수의 공을 받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토록 많은 선·후배, 그리고 동기들을, 고통스러운 10년의 세월을,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을 뒤로 한 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스레 떼어야했던 임수혁 선수. 비록 끝내 밟지 못한 2000년 4월 18일 잠실 야구장의 홈베이스를 언젠가는 벌떡 일어나서 시원스럽게 밟아줄 것이라 기대했던 당신의 동료들과 야구팬들의 바램마저 뒤로 했지만, 저 먼 곳에서, 다시는 당신을 덮쳤던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당신의 선·후배, 그리고 동기들을 꼭 지켜주었으면 합니다. 당신과 내가, 당신의 동료들과 야구팬들이 사랑하는 야구는 결코 당신을 잊지 않을꺼예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평안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