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니 항공권이니 우여곡절을 거쳐서 어제 동생이 미국을 향해 출국했습니다.
맨날 말썽이나 부리고 딱히 하는 일도 없어 “저거 어떻게 해야지 제대로 뭘 하려나” 하다가, 기회가 생겨서 미국으로 보낸 것인데, 역시나 뭐랄까나, 떠나고 나니까 섭섭하네요.
사실 저 미국 갈 때와는 부모님이 챙기시는거나, 주변분들이 챙겨주시는게 많이 다른 것 같아 그게 섭섭했었더랩니다. 전 비자고 항공권이고 가서 사는 거고 뭐고, 일체 제가 다 알아서 해야했으니까요. 물론 저야 1년짜리 어학연수였고, 귀국시기가 확정되어있었고, 동생은 아예 미국 대학으로 가는 것이라 귀국을 언제 할지도 모르고 그러는지라 그런 차이가 있겠거니 하는 그런 생각을 머리로는 할 수 있었지만 솔직히 마음으로는 이성적인 판단이 그렇게 설득력있게 먹혀들질 않았었습니다.
그래도 몇해라도 먼저 나온 탓인지 출국 일시가 가까우면 가까울 수록 이것저것 더 챙겨주고 싶고, 겉으로는 싫다 웃기지 마셈 이러면서도 먼 이국땅에서 초반에 친구도 없어서 적적할까 싶어 NDSL도 사주고, 뭐 그랬었네요. 지금도 이 색히 뭔가 더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자꾸 드는게 어쩔 수 없는 형제는 형제인가 봅니다.
저보다 성격도 훨~~~~씬 좋고, 워낙 사람 사귀는데 도가 튼 녀석인데다가 넉살도 있는 녀석인지라 가서 곧 적응하겠죠. 저도 2달 정도 지나니까 뭐 그 동네에서 지내는 건 어렵지 않았고, 또 뉴욕과는 달리 사람 인심도 어느 정도 팍팍하지 않은 LA 근교에서 생활할 녀석이니 괜찮다고 생각은 되는데, 그래도 걱정이 앞서는게 어쩔 수 없는 사람 심리인가봅니다. 지금도 인천공항 홈페이지에서 그 비행기 제대로 가고 있나 자꾸 조회해보고 있네요. -_-; LA 지역에 지금 비온다는데, 그 녀석 우산을 꺼내려면 수화물칸에 있는 이민가방 뒤져야할텐데 -_- 에혀 전화할 수도 없고;;;
한국 시각으로 오늘 오전 7시 정도면 도착할테니, 전화나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잘 생활하길 바래야죠. 흠, 나중에 한번이라도 가보려면 미국 비자를 받아놔야겠네요. 휴우.
저도 제가 맏이이고 제 밑에 동생이 있다 보니 글이 참 공감이 갔습니다.
정말 왜 동생을 더 많이들 챙겨주시는지… 공부부터 일까지 모든걸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혼자 알아서 했던 저와는 달리 동생은 모든 소스 다 받고 자기 하고 싶은 거 당당히 요구하면서(이게 제일 부러웠던 점^^;)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게 내심 불공평하다 여겨 샘을 내곤 했는데… 그런데 그러면서 늘 동생 걱정에 저도 동참을 하곤 합니다. 이게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저축은 좀 하는지, 사는데 큰 보탬이 못되어주어서 때론 미안한 마음도 들고, 안쓰럽고…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무쟈게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섭섭한 것도 많았는데, 거참 어쩔 수 없나봐요 ^^;
역시 첫째는 그렇군요;; 저도 맨날 싸우지만서도 …할 수 있는 한 도와주려고 하는 것도 있고..그렇네요~
어쩔 수 없나봐요. ^^